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참여 후기

by 오선임 2025. 5. 5.

전통시장은 단순한 상거래 공간을 넘어, 한 세대의 삶과 문화를 담고 있는 한국 고유의 공동체 공간입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의 성장으로 인해 점차 쇠퇴하고 있는 현실은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는 단순한 경제적 재활성화를 넘어서 문화 보존과 지역 공동체 회복이라는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지자체 주도의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참여 후기, 그 과정과 느낀 점을 바탕으로,구조적 이해와 현장 경험을 세 가지 소주제로 나누어 설명드릴 예정입니다.

한국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참여 후기
한국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참여 후기

전통시장 지원 정책의 구조와 변화: 과거에서 현재까지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은 2000년대 초부터 본격화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하드웨어 중심의 개선이 주를 이뤘습니다. 즉, 시장 내 공용화장실 설치, 전기 시설 개선, 아케이드 설치 등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었죠.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같은 물리적 접근은 한계에 봉착하게 됩니다. 환경은 깨끗해졌지만, 손님은 여전히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2010년대 이후부터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프로그램들이 더해지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청년 상인 창업 지원, 문화 공연 유치, SNS 마케팅 교육, 지역 예술가와 협업한 디자인 리뉴얼 등이 그것입니다. 또한 시장 상인 교육과 브랜딩 전략 강화도 함께 추진되면서, 전통시장을 단순한 물건 판매 장소가 아닌,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전통시장’이라는 개념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 도입, 소상공인 전용 라이브커머스 등은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참여한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청년 기획단 활동

제가 참여한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주관하는 ‘전통시장 청년 기획단’ 활동이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3개월간 진행되었으며, 주요 목적은 전통시장 내 잠재력을 발굴하고, 청년의 시선으로 시장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활동 초기에는 시장 상인들과의 인터뷰, 공간 조사, 소비자 동선 파악 등이 이뤄졌습니다. 전통시장 내 상인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으로, 디지털 기술이나 마케팅에 대한 접근이 어려웠고, 상호 협업보다는 개별 생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제는 소비자와의 접점 부족, 홍보 채널 부재, 청년층 유입의 부진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기반으로, ① 청년 상인 팝업존 기획 ② ‘전통시장 스탬프 투어’ 마케팅 ③ SNS 콘텐츠 제작 및 운영 매뉴얼 개발 등의 결과물을 도출했습니다. 실제로 팝업존 행사 당시 주말 방문객 수는 평일 대비 2.5배 가까이 증가하였고, 참여 상인들의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상인 분들이 점차 관심을 보이고 스스로 협력 의지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결과물 이상의 신뢰 관계 형성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지속 가능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언

현장 참여를 통해 깨달은 점은, 전통시장 활성화는 단기적 행사가 아닌 장기적 생태계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 세 가지 방향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상인의 역량 강화와 협력 구조 마련이 시급합니다. 아직도 많은 상인분들이 디지털 마케팅, 고객 응대, 상권 분석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맞춤형 교육과 워크숍, 그리고 협업 네트워크 형성이 필요합니다.

둘째, 지속 가능한 콘텐츠 기획이 중요합니다. 전통시장이 단기적 축제로만 인식되면 일회성 효과로 그칠 수 있습니다. 지역 아티스트와 협력한 정기 공연, 지역 초등학생 대상 시장 탐방 프로그램 등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시장이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청년과의 접점 확대가 필수입니다. 청년 창업가에게 공간을 임대하고, 그들의 감각을 시장 전체에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지역 대학과의 협력 프로그램, 교내 공모전과 연계한 마케팅 실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통시장과 청년을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전통시장을 살리는 일은 단순히 상권을 살리는 일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고, 한국 사회의 뿌리를 되살리는 일입니다. 이번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변화는 느리지만 가능하다’는 희망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주체들이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합니다.